[신간] 강요된 청빈 / 정재영 / 이레서원
[신간] 강요된 청빈 / 정재영 / 이레서원
참으로 기이한 책인 동시에 가장 적절한 책이다. 아마도 저자가 기존의 정통교회에 소속된 목회자가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 책일 것이다. 필자도 교회에서 20년 이상을 목회자로 살았지만 200만 원 넘는 사례를 받은 적은 단 한 번이다. 그것도 2년 동안. 다른 교회로 옮기자 다시 사례는 170으로 떨어졌다. 170만 원으로 한 가정이 살아가기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것이 끝이라면 천만다행이다. 신학생으로 있을 때 받은 사례는 고작 50만 원이었다. 교회는 목사들은 무조건 가난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교회 형편을 생각한다. 그런데 정말 어이없고, 우습고, 말도 안 되는 것은 부목사는 170만 원 주면서 담임목사는 500만 원이 넘는 사례를 받아 간다. 이 황당한 계산은 어떻게 나오는 것인지.... 담임목사는 사람이 아니라 천사인가 보다. 하여튼 재미있는 책은 아니지만 매우 중요한 책이다. 일단 사놓고 보길...
2017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조사를 보면, 목회자 월평균 소득은 176만 원이었다. 교인 수 50명 미만 교회의 목회자는 월평균 소득이 124만 원, 50-100명 미만 교회의 목회자는 월평균 소득이 185만 원이었다. 그렇다면 약 5만 개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소형 교회의 목회자들은 대부분 경제적 형편이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이 한국 교회에 갖는 의미는 무엇일까? 목회자 빈곤은 한국 개신교회 쇠퇴, 교회 이기주의와 양극화, 목회자 수급 불균형, 비현실적인 사례비 등 한국 교회의 구조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저자의 관심은 목회자 빈곤 문제를 넘어 한국 교회의 성장과 성숙이라는 주제로 확장된다. 목회자의 빈곤 문제와 관련해서 저자가 제시하는 한 가지 해법은 공교회 성 회복이다. 즉 개교회가 공동체일 뿐만 아니라 전체 한국 교회가 하나의 공동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저자는 대형 교회를 향해서는 이웃과 사회와 작은 교회를 위해 그들이 감당해야 할 책임이 있음을 상기시킨다. 작은 교회를 위해서는, 그들만의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목회 방안을 제안한다. 저자의 궁극적인 바람은 교회 규모나 위치, 혹은 교단에 상관없이 모든 교회가 상생하고 협력하는 건강한 한국 교회 생태계를 이루는 것이다.
[목차]
1. 들어가는 말
2. 목회자의 경제적 형편: 목회자는 수고에 합당한 보수를 받고 있는가?
1) 목회자 사례비만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목회자들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
2) 교회 안 그림자 노동자: 부교역자들의 상황
3. 목회자 빈곤 문제의 원인: 목회자의 가난, 개인의 책임인가?
1) 갈 곳 잃은 부르심: 목회자 수급 불균형
2) 닫힌 성장판: 한국 개신교회의 쇠퇴
3) 찢긴 그리스도의 몸: 개교회주의
4) 자발적 청빈인가, 강요된 가난인가?: 비현실적인 목회자 사례비
4. 목회자 빈곤 문제의 극복 방안: 한 공동체로서의 한국 교회
1) 사도신경의 ‘공교회’는 무슨 뜻일까?: 공교회 성 회복
2)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 교단 차원의 대안 마련
3) 사회에서도 존경받는 목회자: 목회자 수급 조절과 수준 제고
4) 진정한 의미의 ‘지역 교회’가 되려면: 신중한 교회 개척
5) 생계유지 수단인가, 교회 밖 목회인가?: 목회자의 이중직 현실화
6) 종교 지도자가 사회의 도움을 받아도 되는가?: 공적 제도 활용
7) 준비인가, 염려인가?: 목회자의 노후 대책
5. 나가는 말 │ <부록: 부교역자 인터뷰>
- 이 책은 목회자의 빈곤 문제를 광범위한 자료와 통계로 정확히 밝히고 있다. 이것은 현실이고 우리의 문제이다. 한국 교회가 해결해야 할 목회자의 위치와 지위 문제와 관련해서 논의할 수 있는 귀한 자료가 될 것이다.
- 조성돈 (실천신학대학원대 교수, 《그들의 자살 그리고 우리》 저자)
- 이 책의 내용은 충격적이다. 한국 교회의 목회자 절대 다수가 정상적으로 생계를 꾸려 가기 힘들 정도로 적은 사례비를 받고 있다는 불편한 현실을 여지없이 폭로한다. 그와 동시에 이 책은 고무적이다. 한국 교회 전체가 공교회 차원에서 이 문제에 대한 책임을 느끼며 대책을 마련하도록 공론의 장으로 우리 모두를 소환한다.
- 박영돈 (고려신학대학원 교의학 교수, 『일그러진 성령의 얼굴』 저자)
- 목회자의 생존 환경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 저자는 급박한 현실에 당황하지 않고 한국 교회가 감당해야 할 공동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그 방안은 목회자의 생존 전략 그 이상이며, 공동체 신학을 개발하고 교회의 공공성을 다양한 선교 현장에서 발휘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준다. 교회 지도자들에게, 목회자로서 출발은 했지만 갈 길을 잃고 당황하는 이들에게, 교회를 개척하려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 김병년 (다드림교회 담임목사, 《바람 불어도 좋아》 저자)
- 귀족처럼 사는 소수 목회자들로 인해 대다수 목회자도 그럴 것이라는 착시 현상이 생겼다. “목회자들은 적어도 먹고사는 문제는 해결된 사람들 아니야?” 그러나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이번에 정재영 교수님이 목회자 사례비 문제와 관련해 의미 있는 작업을 해 주셨다. 이 책은 목회자들의 편에서 그들을 두둔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정확한 데이터와 예리한 분석이 있고, 현실적인 대안까지 제시한다.
- 김관성 (행신침례교회 담임 목사, 『본질이 이긴다』 저자)
- 먹고사는 문제를 진지하게 걱정하는 것은 하나님의 소명을 받은 사람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서 ‘생존’을 위해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나는 목회자인데 이래도 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 어느 날 주위를 둘러보니, 목회자로 부름받은 많은 사람들이 이 영역에서 고민하고 있었다. 이 책은 ‘그 영역’을 적나라하게 보여 주는 지도와 같다.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게 하고, 우리가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할 제3의 길을 제시한다.
- 김정주
- 이 책은 사회과학의 눈으로 교회를 세밀하게 살핌으로써 연일 터져 나오는 충격적인 기사들 사이에 묻혀 버린 목회자의 빈곤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릴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한국 교회 전체의 문제를 진단하고 총체적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낮은 신음으로만 표현되던 목회자들의 경제 현실을 객관화하되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이 한국 교회 전체의 시선이 되길 기대한다.
- 박종현 (함께심는교회, 전도사닷컴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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