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0장 강해설교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인간의 연약함
창세기 20장은 아브라함이 블레셋 지역의 왕 아비멜렉 앞에서 아내 사라를 누이라고 속이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창세기 12장에서 애굽에서 겪었던 유사한 사건의 반복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 본문은 하나님의 구속 역사가 인간의 반복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계속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주권적인 보호와 간섭은 아브라함의 불완전한 믿음 가운데서도 그 언약을 지키시는 신실하심으로 나타납니다.
두려움으로 인한 거짓말과 반복되는 실수
본문은 아브라함이 그랄 땅으로 이주한 후 사라에 대해 "이는 내 누이라"라고 말함으로 시작됩니다(20:1-2). 아브라함은 사라를 보호하기 위한 의도였지만, 결과적으로 하나님의 언약을 위협하는 행동을 하게 됩니다. 아브라함은 이미 하나님께 이삭을 약속받았고, 그 약속의 성취가 가까워진 시점이었지만, 여전히 두려움 앞에 인간적인 방법을 선택합니다.
히브리어로 '누이'는 "아호트(אָחוֹת)"이며, 실제로 사라는 아브라함의 이복누이였습니다(20:12). 그러나 그가 강조한 이 관계는 진실을 은폐하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담긴 표현이었습니다. 아브라함의 이 행동은 믿음의 사람도 때로는 두려움에 의해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 사건은 창세기 12장의 반복으로 보이지만, 하나님의 반응과 개입은 더욱 직접적이고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이는 반복되는 인간의 연약함 속에서도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보호는 더 깊어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하나님의 개입과 아비멜렉의 의로움
아브라함의 거짓말로 인해 아비멜렉은 사라를 데려갑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밤에 아비멜렉에게 꿈에 나타나셔서 "네가 데려간 이 여인으로 말미암아 네가 죽으리니 그는 남편 있는 여자임이라"(20:3)고 경고하십니다. 여기서 "죽으리니"는 히브리어로 "모트 타무트(מוֹת תָּמוּת)"로, 반드시 죽음이라는 강력한 경고입니다. 하나님은 이방 왕 앞에서도 자신의 언약 백성을 보호하십니다.
아비멜렉은 억울함을 호소합니다. 그는 아직 사라와 동침하지 않았고, 아브라함의 말을 믿었을 뿐이었습니다. 이에 하나님은 그의 무죄함을 인정하시고, "내가 너를 막아 네게 범죄하지 아니하게 하였나니"(20:6)라고 하십니다. 여기서 '막다'는 히브리어 "חָשַׂךְ(하사크)"로, 단호하게 차단하고 보호한다는 의미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주권적 간섭이 죄로부터 아비멜렉뿐 아니라 사라, 나아가 언약의 계보 전체를 보호한 사건임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이 선지자이며, 그가 기도하면 아비멜렉이 살 것이라 말씀하십니다(20:7). 아브라함이 이처럼 실수를 저질렀음에도 여전히 하나님의 선지자라고 인정받는 모습은 하나님의 언약은 사람의 행위에 따라 좌우되지 않음을 강하게 보여줍니다. 이는 오직 하나님의 은혜와 신실하심에 근거한 언약임을 강조합니다.
회복과 하나님의 치유하심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을 불러 그의 거짓말을 질책하면서도, 그에게 은과 가축, 종들을 주고 사라를 돌려보냅니다(20:14-16). 그는 이 사건을 통해 하나님의 권위를 체험하였고, 오히려 아브라함을 존중하며 그의 하나님을 두려워하게 되었습니다. 이방인의 입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의 잘못이 지적되고, 동시에 하나님의 신실하심이 드러나는 장면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아비멜렉과 그의 집안을 위해 기도하며, 하나님은 그들의 태를 다시 열어 주십니다. 본문은 "여호와께서 아브라함의 기도를 들으시고 아비멜렉과 그의 아내와 여종을 치료하사 출산하게 하셨으니"(20:17)라고 기록합니다. 여기서 '치료하다'는 히브리어 "רָפָא(라파)"이며, 하나님의 회복적 성품을 나타내는 단어입니다. 하나님은 심판뿐 아니라 회복의 하나님이심을 이 사건을 통해 보여주십니다.
흥미롭게도 이 사건은 창세기 21장에서 이삭의 출생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구속사적인 의미를 갖습니다. 만일 사라가 아비멜렉과 동침했다면, 이삭의 출생은 그 출처가 모호해질 수 있었고, 이는 하나님의 언약 성취에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실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언약을 흠 없이 성취하시기 위해 세밀히 간섭하셨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언약이 인간의 실수에 의해 무너질 수 없다는 진리를 선포합니다.
마무리
창세기 20장은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인간의 연약함이 교차하는 장입니다. 아브라함은 반복되는 실수로 언약을 위태롭게 했지만, 하나님은 그 언약을 친히 보호하시고 간섭하셔서 결국 그의 뜻을 이루어 가십니다. 아비멜렉을 통한 하나님의 개입은 이방인을 향한 하나님의 주권과 자비를 보여주며, 구속사는 하나님의 손에 의해 흔들림 없이 이어져 가고 있음을 선포합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우리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신실하신 하나님을 더욱 신뢰하며, 주어진 자리에서 믿음으로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함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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