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1장 강해설교
언약의 성취와 하나님의 신실하심
창세기 21장은 하나님의 언약이 실현되는 장면으로 시작하여,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인간의 갈등, 그리고 하나님의 보호와 축복이 나타나는 복합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삭의 출생은 하나님께서 하신 약속이 정확한 때에 이루어졌음을 보여주며, 하갈과 이스마엘에 대한 하나님의 돌보심은 이방과 약자를 향한 구속사의 폭을 보여줍니다. 또한 아브라함과 아비멜렉 사이의 언약은 하나님의 백성이 이 땅에서 평화를 추구하며 살아가는 모범을 제시합니다.
약속의 성취, 이삭의 출생
본문은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사라를 돌보셨고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 사라에게 행하셨으므로"(21:1)로 시작합니다. 이 구절은 히브리어 "파카드(פָּקַד)"라는 동사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여, 하나님께서 기억하시고, 방문하시며, 약속을 신실하게 성취하신다는 의미를 강조합니다. '파카드'는 단순한 방문이 아니라, 언약에 근거한 구속적 개입을 뜻합니다.
사라는 아브라함에게서 아들을 낳고, 하나님이 지시하신 대로 그 이름을 '이삭(יִצְחָק)'이라 짓습니다. 이는 "웃음"이라는 뜻으로, 사라의 웃음(불신의 웃음에서 믿음의 웃음으로)이 하나님의 성취로 바뀌었음을 상징합니다. 아브라함은 아들 이삭에게 태어난 지 8일 만에 할례를 행합니다(21:4). 이는 하나님의 언약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증하는 행위이며, 창세기 17장에서 명하신 언약의 표를 아브라함이 신실하게 지켰음을 보여줍니다.
이삭의 출생은 단순한 출산 사건이 아니라, 구속사의 핵심입니다. 갈라디아서 4:28에서 바울은 "형제들아 너희는 이삭과 같이 약속의 자녀라"고 선언하며, 이삭의 출생을 신약의 성도의 정체성과 연결시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신실하게 언약을 이루시며, 약속의 자손을 통해 인류 구원의 길을 열어가신다는 메시지입니다.
하갈과 이스마엘, 하나님의 돌보심
이삭이 자라는 과정에서, 사라는 하갈의 아들 이스마엘이 이삭을 "놀리는" 것을 보고 아브라함에게 하갈과 이스마엘을 내쫓을 것을 요구합니다(21:9-10). '놀리다'는 히브리어 "차하크(צָחַק)"로,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조롱하거나 멸시하는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는 언약의 계승자로서 이삭의 자리를 위협하는 행동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이 요구로 인해 근심하였지만, 하나님은 그에게 "사라의 말대로 하라"고 하십니다. 이는 단순히 사라의 요구를 따르라는 의미가 아니라, 하나님의 언약이 이삭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라는 분명한 선언입니다(21:12). 그러나 동시에 하나님은 이스마엘에 대해서도 "그도 네 씨이므로 내가 그로 한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고 하시며, 이방 자손에 대한 자비와 축복을 약속하십니다.
하갈은 광야에서 물이 떨어지자 절망하여 아이를 멀리 두고 울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하갈의 고통을 보시고, 아이의 소리를 들으시며, 천사를 통해 물을 공급하시고 새로운 삶의 길을 열어주십니다(21:17-19). 이 장면은 하나님의 긍휼과 보호가 언약의 외부에 있는 자에게도 확장됨을 보여줍니다. '들을 것이다'라는 이스마엘(יִשְׁמָעֵאל)의 이름이 실제로 성취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이스마엘은 광야에서 성장하여 활쏘는 자가 되었고, 어머니가 그를 위해 이집트 여인을 아내로 맞이하게 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보호 아래서도 이스마엘이 이방 세계 속에서 살아가는 자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배경을 형성합니다. 구속사는 이스마엘과 같은 자들에게도 여지를 열어놓고 있으며, 이는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모든 이방인에게 구원의 문이 열리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아브라함과 아비멜렉의 언약, 세상의 평화를 향한 모범
본문 마지막 부분에서는 아비멜렉과 아브라함 사이에 벌세바에서 맺어진 언약이 등장합니다. 아비멜렉은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도우심 속에 살아가는 것을 보고, 자신과 후손에게 거짓을 행하지 말 것을 약속해 달라고 요청합니다(21:22-23). 이는 이방인이 하나님의 사람 안에서 하나님의 존재를 목격하고 존중하는 장면으로, 믿는 자의 삶이 세상 앞에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아브라함은 이에 응하며, 자신이 판 우물 문제로 아비멜렉의 종들이 다투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해결을 요청합니다. 이에 그들은 일곱 암양을 통해 언약을 확증하고, 그곳 이름을 '브엘세바'(בְּאֵר שֶׁבַע)라 부릅니다. 이는 '일곱의 우물' 또는 '맹세의 우물'이라는 뜻으로, 언약의 장소가 됩니다.
아브라함은 그곳에서 하나님께 제단을 쌓고, 여호와의 이름을 부릅니다. 여호와를 '영원하신 하나님'(אֵל עוֹלָם, 엘 올람)이라 고백하는데, 이는 시간과 역사를 초월하여 신실하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표현입니다. 아브라함의 이 고백은 하나님께서 단지 약속을 성취하시는 분만이 아니라, 모든 시대를 지배하시는 하나님이심을 인정하는 신앙의 절정입니다.
마무리
창세기 21장은 하나님의 언약이 성취되는 장면과, 인간의 갈등과 상처 속에서도 하나님의 구속과 은혜가 계속 흐른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이삭의 출생은 하나님의 정확한 타이밍 속에서 이루어진 약속의 실현이며, 하갈과 이스마엘의 구원은 하나님의 긍휼이 언약의 테두리를 넘어 확장됨을 보여줍니다. 또한 아브라함과 아비멜렉의 평화 언약은 신자의 삶이 세상과 더불어 하나님의 이름을 증거하는 사명임을 가르쳐 줍니다. 우리는 이 장을 통해, 하나님은 신실하시며 약속을 반드시 이루시는 분임을 확신하게 됩니다. 그 신실하신 하나님을 더욱 신뢰하며, 이 땅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정직하고 평화롭게 살아가는 삶을 지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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