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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9장 강해설교

그일라 2025.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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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 중에도 구속은 계속된다

창세기 19장은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과 롯의 구출이라는 두 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장은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이 어떻게 세상에 임하는지를 강력히 드러내며, 동시에 하나님의 긍휼과 구원이 의인의 가정 가운데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보여줍니다. 본문 속에는 인간의 죄악, 하나님의 분명한 뜻, 그리고 구속사의 흐름 속에 놓인 하나님의 자비가 교차하며, 죄 중에 사는 이 세상 속에서도 하나님의 계획은 중단되지 않음을 선포합니다.

소돔의 타락과 하나님의 심판 선언

본문은 두 천사가 저녁 때에 소돔에 도착하여 성문에 앉아 있는 롯을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19:1). 롯은 손님을 대접하기 위해 그들을 자기 집으로 모십니다. 이는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대접한 것과 평행 구조를 이룹니다. 히브리어 "야샤브(יָשַׁב)"는 '앉다'는 뜻이지만, 이 문맥에서는 롯이 소돔의 시민으로 정착해 있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롯은 단순히 거주하는 수준을 넘어, 도시의 문화와 질서에 익숙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도시의 상태는 극도로 타락해 있었습니다. 소돔 백성들은 집을 에워싸고 롯의 집에 있는 두 사람을 상관하려 합니다. 여기서 '상관하자'는 표현은 히브리어 "야다(יָדַע)"로, 원래 '알다'는 뜻이지만 성적 관계를 의미하는 문맥에서 사용됩니다(창 4:1). 이는 동성 간의 폭력적인 성적 욕망을 나타내며, 이들의 죄악이 단순한 도덕적 타락을 넘어 하나님의 창조 질서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하나님은 이미 창세기 18장에서 아브라함에게 소돔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다고 말씀하셨고, 이제 그 심판이 실현될 때가 된 것입니다. 천사들은 롯에게 이 도시의 멸망을 알리며 가족을 데리고 빨리 도망하라고 명령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공의가 어떻게 실현되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심판 중에도 하나님은 자신의 백성을 건지시는 구속의 하나님이심을 나타냅니다.

롯의 구출과 하나님의 자비

천사들은 롯에게 가족 모두를 데리고 도망할 것을 촉구하지만, 롯은 지체합니다. "그러나 롯이 지체하매 그 사람들이 롯의 손과 그의 아내의 손과 두 딸의 손을 잡고 인도하여 성 밖에 두니"(19:16). 여기서 '지체하다'는 히브리어 "마하(מָהָהּ)"는 주저하고 망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롯은 심판이 임박했음에도 현실과의 이별을 망설였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하나님은 긍휼을 베푸십니다. '긍휼'은 히브리어 "헤세드(חֶסֶד)"로, 변함없는 사랑과 언약적 자비를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자비는 인간의 연약함보다 더 크며, 롯은 자신의 힘이 아닌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구원을 받게 됩니다.

롯의 아내는 도망치는 중 뒤를 돌아보았다가 소금 기둥이 됩니다(19:26). '돌아보다'는 "나바트(נָבַט)"라는 단어인데, 단순한 눈길이 아닌 미련을 담은 시선입니다. 이는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불순종이며, 세상을 향한 애착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 사건은 예수님께서도 누가복음 17:32에서 "롯의 처를 기억하라"고 말씀하시며, 종말의 때에 세상을 사랑하지 말 것을 경고하는 데 사용하신 본문입니다. 세상의 유혹은 강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절대적인 순종이야말로 생명의 길임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소알에서의 피난과 동굴 속의 타락

롯은 처음에는 소알로 도망가기를 원하지만, 결국 동굴로 피신합니다. 그곳에서 롯의 두 딸은 아버지에게 술을 마시게 하고 동침하여 자손을 낳습니다. 이는 가나안 문화 속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도덕적 붕괴의 한 단면이자, 롯 가문의 슬픈 영적 결말입니다. 딸들은 자신들의 후손을 유지하기 위해 이방적인 방법을 택하였고, 그 결과 모압과 암몬의 조상이 태어나게 됩니다(19:37-38).

이 사건은 도덕적으로나 신앙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구속사적 관점에서는 이후 이스라엘과의 갈등의 대상이 되는 모압과 암몬 족속의 기원을 설명하는 동시에, 하나님의 뜻은 인간의 불완전함을 넘어서 이뤄진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특히 루기 1장에 등장하는 모압 여인 룻이 다윗 왕의 조상이 되고, 결국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의 계보에까지 포함됨으로써 하나님의 구속 역사는 인간의 타락을 넘어섭니다.

하나님의 구속은 인간의 실패에도 멈추지 않습니다. 비록 죄로 인한 파괴가 있었지만, 하나님의 섭리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절망 속에서도 구원의 길은 열려 있다는 것이 창세기 19장이 전달하는 중요한 메시지입니다.

마무리

창세기 19장은 하나님의 공의로운 심판이 얼마나 엄중한지를 보여주며, 동시에 그 심판 속에서도 구속과 자비의 길이 열려 있음을 드러냅니다. 소돔과 고모라의 멸망은 하나님의 정의가 결코 타협하지 않음을 보여주지만, 롯의 구원은 하나님의 자비와 언약의 신실함을 증거합니다. 또한 모압과 암몬의 기원을 통해, 구속사는 인간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중단되지 않고, 결국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완성될 언약의 흐름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우리는 이 본문을 통해 하나님의 공의와 자비 앞에 겸손히 서며, 세상 속에서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함을 깨닫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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