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7장 강해설교
언약의 하나님과 새 이름의 부르심
창세기 17장은 하나님의 언약이 보다 구체적이고 확정적으로 아브람에게 주어지는 장면입니다. 하나님은 스스로를 전능하신 하나님으로 계시하시고, 아브람의 이름을 아브라함으로, 사래의 이름을 사라로 바꾸시며, 그들의 삶과 정체성 전체를 새롭게 하십니다. 또한 언약의 표로 할례를 명령하시고, 이는 구속사적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완전한 언약의 성취로 연결됩니다. 이 장은 언약, 정체성, 순종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고 심화되는지를 보여줍니다.
전능하신 하나님의 자기 계시와 언약의 재확인
17장은 "아브람이 아흔 아홉 세 때에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나타나서 그에게 이르시되 나는 전능한 하나님이라"(17:1)로 시작됩니다. 여기서 '전능한 하나님'은 히브리어로 "엘 샤다이(אֵל שַׁדַּי)"이며, 이는 하나님께서 모든 능력과 자원, 상황을 통제하실 수 있는 절대적인 주권자이심을 선언하는 표현입니다. 엘 샤다이는 인간의 한계를 초월하여 약속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본질을 강조합니다.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너는 내 앞에서 행하여 완전하라"고 명령하십니다. '완전하라'는 말은 히브리어 "타밈(תָּמִים)"으로, 흠이 없고 성결하며 온전한 자로 살아가라는 의미입니다. 이는 도덕적 완벽함이라기보다는, 하나님 앞에서 신실하고 전심으로 사는 삶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아브람과 "내 언약을 너와 세우리니"(17:2)라고 말씀하시며, 그 언약을 통해 아브람이 많은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이는 이전(창 12장, 15장)에 주어진 약속의 반복이 아니라, 보다 공식적인 언약의 체결이며, 이 언약은 단지 한 가문이 아닌 열방과 후손 전체를 포괄하는 하나님의 구속 계획을 포함합니다.
아브라함과 사라, 새 이름에 담긴 정체성의 변화
하나님은 아브람의 이름을 아브라함으로 바꾸십니다. "이제 후로는 네 이름을 아브람이라 하지 아니하고 아브라함이라 하리니"(17:5). 아브람(אַבְרָם)은 "높은 아버지"라는 뜻이며, 아브라함(אַבְרָהָם)은 "많은 무리의 아버지"를 의미합니다. 이는 그의 사명이 단순히 한 가문의 아버지를 넘어, 열방을 위한 믿음의 조상으로 부르심을 받았다는 선언입니다.
하나님은 또한 그의 아내 사래의 이름을 사라로 바꾸십니다(17:15). 사래(שָׂרַי)는 "나의 공주"를 뜻하는 반면, 사라(שָׂרָה)는 "공주" 또는 "귀부인"으로, 보다 보편적이고 공적인 정체성을 부여하는 이름입니다. 이는 사라 또한 단지 아브라함의 아내가 아닌, 언약 백성의 어머니로서의 부르심을 받았음을 나타냅니다.
이름의 변화는 단순한 호칭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새로운 사명과 정체성을 부여하셨다는 상징입니다. 이는 신약에서 베드로, 바울과 같은 인물들이 새 이름으로 불리우는 전례와도 연결되며, 그리스도 안에서 새 사람이 되는 구속사의 흐름을 암시합니다.
언약의 표로서의 할례와 신앙의 순종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언약의 표로 할례를 명령하십니다. "너희 중 남자는 다 할례를 받으라"(17:10). 할례(히브리어: מוּל, 물)는 생식기의 표피를 제거하는 행위로, 생명의 근원을 하나님께 드린다는 헌신의 표현이며, 육체적 표식을 통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나타내는 상징입니다.
할례는 단순한 의식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 안에 들어왔음을 나타내는 언약의 인장이며, 나중에 예레미야 선지자는 진정한 할례는 마음의 할례라고 강조합니다(렘 4:4). 신약에서는 이 의미가 더욱 명확해져, 바울은 골로새서 2:11에서 그리스도 안에서의 참된 할례가 육체가 아니라 마음의 변화임을 말합니다. 따라서 이 구절은 구속사적으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을 통한 내면의 변화로 이어지는 연결고리를 형성합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명령을 들은 그 날에, 자신과 온 집안의 모든 남자에게 할례를 행합니다(17:23-27). 이는 지체하지 않는 믿음의 순종이며, 하나님의 언약에 대한 전인격적인 헌신을 보여줍니다. 그는 99세, 이스마엘은 13세에 할례를 받았으며, 이는 하나님 앞에서 나이와 상황, 신분에 상관없이 모두가 하나님의 언약 아래 있어야 함을 상징합니다.
이 할례의 장면은 신약에서 세례로 연결됩니다. 세례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피조물이 되었음을 나타내는 표이며, 구속사의 실질적인 적용입니다. 아브라함의 할례는 장차 올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될 새 언약의 표징으로서의 상징적 의미를 가집니다.
마무리
창세기 17장은 하나님의 언약이 공식적으로 확정되는 매우 중요한 장입니다. 하나님은 스스로를 전능하신 하나님 엘 샤다이로 계시하시며, 아브라함과 사라에게 새로운 이름과 정체성을 주십니다. 또한 할례를 통해 언약의 표를 부여하시며, 이 언약이 단지 한 민족에 머무르지 않고 열방과 후대에까지 이어질 것임을 약속하십니다. 이 모든 과정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될 언약의 그림자이며, 우리 역시 그 언약에 참여한 자로서 부르심과 정체성, 순종의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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