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수아 20장 강해

여호수아 20장 강해

여호수아 20장은 도피성의 제도와 그 운영에 대해 설명합니다. 도피성은 실수로 사람을 죽인 자들이 피할 수 있는 장소로, 정당한 재판을 받기 전까지 복수를 피할 수 있는 보호처 역할을 했습니다. 이 제도는 하나님의 정의와 자비가 조화를 이루는 상징적인 법적 장치로, 이스라엘 공동체 내에서 공정한 재판과 생명의 보호를 보장하는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여호수아 20장은 하나님의 법이 단순한 형벌이 아닌, 공의와 회복을 위한 장치임을 가르쳐 줍니다.

 

1. 도피성 제도의 배경과 목적 (여호수아 20:1-3)

도피성 제도는 이미 모세 율법(민수기 35장, 신명기 19장)에 명령된 것으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에게 미리 지시하신 법입니다. 여호수아는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대로 가나안 땅의 정복이 마무리된 시점에 도피성을 지정합니다. 이는 이스라엘이 이제 정착 생활을 시작하면서 공동체의 정의와 질서가 필요한 단계에 이르렀음을 의미합니다.

 

도피성의 목적은 우발적인 살인, 즉 고의가 아닌 실수로 사람을 죽인 자에게 공정한 재판을 받을 기회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제도는 피의 복수자(고엘)가 복수심에 의해 무고한 생명을 해치지 못하도록 방지하기 위해 마련되었습니다. 고대 근동 사회에서는 피의 복수(가해자의 생명을 대가로 요구하는 것)가 관습화된 법이었기 때문에, 하나님은 공정한 법적 보호를 제공하기 위해 도피성 제도를 도입하신 것입니다. 이는 공동체의 정의를 유지하는 동시에 생명을 존중하는 하나님의 자비로운 성품을 나타냅니다.

2. 도피성의 기능과 절차 (여호수아 20:4-6)

도피성으로 피신한 자는 성읍의 장로들 앞에서 자신의 사건을 진술하고, 그곳에 머물며 복수자의 손에서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 사람은 자신이 재판을 받을 때까지, 혹은 대제사장이 죽을 때까지 도피성에 머물러야 했습니다.

이 절차는 다음과 같은 중요한 원리를 보여 줍니다:

1. 재판 전에 즉각적인 보호: 도피성에 도달한 자는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질 때까지 보호를 받습니다. 이는 무죄 추정의 원리를 반영하며, 억울한 희생을 방지합니다.
2. 공동체의 심사와 승인: 도피성에 도달한 자는 자신의 결백을 성읍 장로들에게 진술해야 합니다. 이는 공동체가 법과 질서를 유지하는 책임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3. 대제사장의 죽음과 해방: 대제사장이 죽으면 도피성에 머물던 사람은 자유롭게 본래의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이는 공동체의 죄와 사건이 대제사장의 죽음을 통해 상징적으로 해소됨을 나타냅니다.

도피성은 죄인을 무조건 면제해 주는 곳이 아니라, 의도치 않은 실수를 보호하면서 공정한 심판을 기다리는 장소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정의와 자비의 균형을 이루는 법을 요구하심을 상기시켜 줍니다.

3. 도피성의 위치와 배치 (여호수아 20:7-9)

이스라엘은 총 여섯 개의 도피성을 지정합니다. 이 도피성들은 이스라엘 전역에 균형 있게 배치되어, 누구든지 빠르게 접근할 수 있도록 마련되었습니다. 도피성을 지정함으로 실수로 살인을 한 것에 대해서는 보복하지 못하도록 막는 장치입니다.

 

서쪽(가나안 본토)

1. 게데스 (갈릴리 지역)
2. 세겜 (에브라임 산지)
3. 기럇아르바(헤브론) (유다 산지)

동쪽(요단강 동편)

1. 베셀 (르우벤 지파)
2. 길르앗 라못 (갓 지파)
3. 바산 골란 (므낫세 지파)

도피성

 

이 도피성들은 이스라엘 각 지파의 거주 지역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위치하여, 피난민들이 신속하게 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공정한 기회를 보장하신다는 사실을 보여 줍니다. 또한, 도피성은 이스라엘 백성뿐만 아니라 외국인과 나그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었습니다. 이는 하나님의 정의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다는 보편적 원리를 나타냅니다.

 

4. 도피성과 예수 그리스도

도피성은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구속 사역을 예표하는 상징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도피성은 의도치 않게 죄를 범한 자들에게 피난처와 보호를 제공한 것처럼, 예수님은 모든 죄인을 위한 피난처가 되십니다. 우리는 죄로 인해 정죄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이지만, 예수 그리스도께 피신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고 하나님의 보호 아래 거할 수 있습니다(로마서 8:1).

또한, 도피성에서 거하던 자가 대제사장의 죽음 후에 자유롭게 해방된 것처럼, 예수님께서 우리의 대제사장으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우리의 죄와 형벌이 해결되었습니다(히브리서 4:14-16). 이는 예수님 안에서 영원한 자유와 구원을 누리는 복음의 핵심을 상기시켜 줍니다.

 

결론

여호수아 20장은 하나님의 정의와 자비가 조화롭게 이루어지는 도피성 제도를 통해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하고 생명을 보호하는 법적 장치를 보여 줍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발적인 실수로 인한 죽음을 방지하며, 공정한 재판을 통해 정의를 세우고 회복의 기회를 제공하셨습니다.

 

이 제도는 오늘날 우리의 신앙생활에도 중요한 교훈을 제공합니다. 우리는 정죄와 복수의 정신이 아닌, 회복과 용서의 정신으로 살아가야 합니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께 피신하여 영원한 구원과 보호를 경험하는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도피성은 단순한 법적 제도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죄인을 향해 베푸시는 은혜와 구속의 상징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오늘날 우리도 정의와 자비의 균형을 이루는 삶을 추구하며, 하나님의 공의와 사랑을 반영하는 공동체를 세워 나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