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5장 강해설교
하나님의 주권 아래 세워지는 언약의 계보
창세기 25장은 아브라함의 마지막 생애 정리와 이삭, 야곱, 에서로 이어지는 언약의 계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전환점입니다. 아브라함의 죽음, 그가 남긴 후손들, 이삭의 계승, 그리고 에서와 야곱의 출생과 운명적 전환을 통해 하나님께서 어떻게 주권적으로 언약을 이어가시는지를 보여줍니다. 인간의 선택과 실수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뜻은 언약을 따라 한 치의 오차 없이 흘러갑니다.
아브라함의 후처와 후손들, 언약과 일반 은혜의 분리
25장은 아브라함이 사라 외의 후처 그두라를 맞아 여섯 아들을 낳았다는 것으로 시작됩니다(25:1-4). 이는 구속사적으로 중요한 분기점입니다. 그두라는 아브라함의 삶 말년에 맞은 여인으로, 그녀를 통해 나오는 자손들은 미디안, 스바, 드단 등 중동 여러 지역의 족속들이 됩니다.
그러나 성경은 이들에 대해 언약의 계보로서 기록하지 않습니다. 이는 아브라함의 자손이라 할지라도 모두가 언약의 상속자가 되는 것은 아님을 강조하는 장면입니다. "아브라함이 이삭에게 자기 모든 소유를 주었고"(25:5)라는 말씀은 명백히 하나님의 언약은 이삭을 통해 이어진다는 구속사적 원칙을 확증합니다. 다른 자손들은 선물만 받고 동방으로 떠나게 됩니다. 히브리어 '마탄(מַתָּן)'은 일반적인 선물을 의미하며, 이는 언약의 유업 '나할라(נַחֲלָה)'와 구분되는 개념입니다.
하나님은 구원과 언약을 모두에게 동일하게 나누시지 않습니다. 일반 은혜와 특별 은혜는 구속사 안에서 구분되며, 하나님은 주권적으로 언약의 계보를 결정하십니다. 이 장면은 이후 이스라엘과 이방 민족의 갈등과도 연결되며, 구원의 유일한 길이 하나님께로부터 시작된 언약의 길임을 보여줍니다.
아브라함의 죽음과 언약의 계승
"아브라함의 향년이 백칠십오 세라"(25:7).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우르를 떠나 믿음의 길을 걸었고, 마침내 언약의 중심에서 생을 마감합니다. 성경은 그가 '좋은 나이에 늙어 죽었다'고 표현합니다. 이는 히브리어로 '토바(טוֹב)'와 '세바(שֵׂיבָה)'로, '풍요롭고 존귀한 죽음'을 뜻합니다.
그의 장례는 이삭과 이스마엘이 함께 참여하며, 막벨라 굴에 장사됩니다(25:9). 이 장면은 아브라함이 생전에 선택했던 믿음의 유산이 죽음 이후에도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막벨라 굴은 언약 백성의 신앙적 거점이었으며, 그 땅을 소유한 사건은 구속사의 실질적인 발판이 되었습니다.
이후 하나님은 이삭에게 복을 주시고(25:11), 이삭은 브엘라해로이 근처에 거주하게 됩니다. 이는 하갈이 하나님의 말씀을 들었던 장소이기도 하며, 언약과 긍휼이 교차하는 지점으로 기능합니다. 하나님은 새로운 세대인 이삭에게 동일한 언약의 복을 이어가십니다.
에서와 야곱, 주권적 선택의 계시
리브가는 임신하는데, 쌍둥이가 복중에서 서로 싸우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이에 그녀는 하나님께 묻고, 하나님은 그녀에게 "두 국민이 네 태 중에 있고... 큰 자가 어린 자를 섬기리라"(25:23)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은 단지 두 아이의 성격이나 운명을 넘어서, 하나님의 주권적 선택이 이미 태중에서부터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계시입니다.
히브리어로 '섬기다'는 "아바드(עָבַד)"로, 단순한 순종이 아니라 지배관계, 질서의 전복을 암시합니다. 일반적인 문화에서는 장자가 우선하지만, 하나님은 이를 뒤집으시고 둘째 야곱을 택하십니다. 이와 같은 주권적 선택은 로마서 9장에서 바울이 인용하며, 하나님의 구원이 행위에 의한 것이 아닌 전적인 은혜임을 강조하는 근거가 됩니다.
에서와 야곱이 태어났을 때, 에서는 '붉고 전신이 털옷 같아'(25:25) '에서'라 불리고, 야곱은 에서의 발뒤꿈치를 잡고 나와 '야곱(야아코브, יַעֲקֹב)'이라 불립니다. 이 이름은 '뒤따르다', '붙잡다', 나아가 '속이다'는 의미까지 내포하고 있어, 이후 그의 성격과 삶의 패턴을 예고합니다.
에서가 사냥을 좋아하고 야곱은 조용히 장막에 거하는 성격이 달랐지만, 더 큰 차이는 영적 가치관에 있었습니다. 에서는 장자의 명분을 가볍게 여기고 팥죽 한 그릇에 팔아버립니다. 이는 히브리서 12장에서 '망령된 자'로 묘사되며, 영적인 유산을 가볍게 여긴 자의 어리석음을 대표합니다.
야곱은 속이는 자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는 하나님의 복을 사모했고, 언약의 명분을 얻고자 했습니다. 하나님의 선택은 단지 도덕적 우열이 아니라, 복을 사모하는 자, 언약을 붙드는 자에게 향하는 것을 보여줍니다.
마무리
창세기 25장은 아브라함의 생애가 마무리되며, 하나님의 언약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전환점을 보여줍니다. 후처를 통해 난 자손과의 분리, 언약의 상속자로 이삭이 택함받는 과정, 야곱과 에서의 출생과 대비는 하나님의 섭리와 주권적 선택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드러냅니다. 하나님은 인간의 관습과 기대를 넘어서 자신의 뜻을 따라 언약의 계보를 이끌어 가십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구원과 부르심이 인간의 공로나 자격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주권에 근거함을 깊이 받아들여야 하며, 그 언약을 사모하고 끝까지 붙드는 신앙의 태도를 배워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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