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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9장 강해 설교

그일라 2025.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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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9장 강해 설교

창세기 9장은 홍수 심판 이후 하나님께서 새로운 질서를 세우시고, 노아와 그의 아들들과 맺으시는 언약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장은 하나님의 은혜가 어떻게 심판 이후에도 계속되는지를 보여주며, 인간에게 주어진 새로운 책임과 하나님께서 주신 약속, 그리고 인간의 연약함 속에서도 지속되는 하나님의 섭리를 드러냅니다.

새 창조의 명령과 질서(1-7절)

하나님께서 노아와 그의 아들들에게 복을 주시며 말씀하십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1절). 이 명령은 창세기 1장에서 아담과 하와에게 주셨던 명령과 동일한 것입니다. 즉, 노아와 그의 가족은 새 인류의 시조로서 아담의 위치를 다시 부여받은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께서 홍수 이전의 창조 세계를 완전히 폐기하신 것이 아니라, 그것을 회복하시고 다시 새롭게 시작하신다는 메시지입니다.

이어지는 2절에서 4절까지는 인간과 동물 사이의 새로운 관계가 제시됩니다. 모든 들짐승과 공중의 새와 땅에 기는 것과 바다의 고기가 인간을 두려워하게 될 것이라고 하십니다. 이는 홍수 이전과는 달라진 세계의 모습이며, 인간의 죄로 인해 자연 질서마저 변화되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 두려움은 인간에게 주어진 통치권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에게 육식을 허락하십니다. "모든 산 동물은 너희의 먹을 것이 될지라"(3절). 단, 피채 먹는 것은 금지하십니다. 이는 생명의 근원이 하나님께 있으며, 피는 생명을 상징하기 때문에 존중해야 함을 가르쳐줍니다. 여기서 피는 히브리어로 "담"(דָּם)이며, 이는 구약 전반에 걸쳐 제사와 속죄의 상징으로 사용됩니다. 하나님은 생명의 주권을 인간에게 허락하지 않으시며, 인간은 그 주권 앞에서 겸손해야 합니다.

또한 하나님은 사람의 피를 흘리면 그 피값을 반드시 요구하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6절). 이는 인간의 생명이 얼마나 귀한지를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 받은 인간은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을 대표하는 존재이기에, 그 생명을 해하는 것은 곧 하나님께 대한 범죄입니다.

무지개 언약과 하나님의 신실하심(8-17절)

하나님은 이제 노아와 그 아들들에게 언약을 세우십니다. 이 언약은 단순히 노아 개인과의 약속이 아니라, 그의 후손과 땅 위의 모든 생물에게까지 확장된 보편적 언약입니다(9-10절). 언약의 내용은 다시는 물로 땅을 멸하지 않겠다는 하나님의 선언이며, 그 증거로 무지개를 주십니다(13절).

여기서 "언약"은 히브리어로 "베리트"(בְּרִית)로, 일방적인 조건 없는 하나님의 약속을 뜻합니다. 인간의 반응이나 상태와 상관없이, 하나님께서 주권적으로 맺으시는 이 언약은 구속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흐름을 형성합니다. 훗날 아브라함과 다윗,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취되는 새 언약까지 이어지는 구속의 줄기 속에서, 무지개 언약은 보편 은혜의 출발점이 됩니다.

무지개는 히브리어로 "케셰트"(קֶשֶׁת)인데, 이는 본래 전쟁에서 사용하는 활을 뜻합니다. 하나님께서 하늘에 활을 두신다는 것은, 심판의 무기를 내려놓으시고 다시는 그 방향으로 겨누지 않으시겠다는 평화의 선언입니다. 무지개는 단지 아름다운 자연 현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신실하신 언약의 상징입니다. 심판 이후에도 하나님의 은혜는 멈추지 않으며, 그분은 언약을 기억하시고 지키시는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께서 "내가 너희와 언약을 세우리니"라고 반복적으로 말씀하시는 구조는, 인간의 불신과 불순종 속에서도 하나님의 주권적 약속은 결코 흔들리지 않는다는 복음의 진리를 강조합니다. 우리의 믿음이 흔들릴 때도, 하나님의 언약은 여전히 유효하며, 무지개는 그 언약의 시각적 증거가 됩니다.

인간의 연약함과 하나님의 경륜(18-29절)

창세기 9장의 후반부는 노아의 실수와 그로 인한 사건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노아는 농사를 시작하여 포도주를 마시고 취한 후, 장막 안에서 벌거벗은 채 잠들게 됩니다. 그의 아들 함이 이를 보고 형제들에게 알리자, 셈과 야벳은 아버지의 수치를 가리기 위해 얼굴을 돌려 옷을 덮습니다. 이후 노아는 깨어서 함의 아들 가나안에게 저주를 선언하고, 셈과 야벳에게는 축복을 선언합니다.

이 장면은 인간의 죄성과 연약함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비록 의인이라 불렸던 노아라 할지라도, 타락 이후의 인류는 완전할 수 없다는 사실을 드러냅니다. 포도주는 인간의 문화적 진보의 상징이 될 수 있으나, 동시에 그것이 통제되지 않을 때 어떻게 인간의 수치를 드러내는 도구가 될 수 있는지도 보여줍니다.

노아의 행위보다 더 주목할 것은, 그 자녀들의 반응입니다. 함은 아버지의 수치를 드러내는 방향으로 반응했지만, 셈과 야벳은 존중과 책임의 자세로 행동합니다. 이는 단순히 윤리적인 교훈 그 이상으로, 하나님의 복이 누구를 통해 이어질지를 보여주는 구속사적 방향성을 가리킵니다.

노아의 예언은 단지 개인적인 감정의 표출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를 담은 말씀입니다. 가나안 족속은 훗날 이스라엘 백성과 대치하게 되는 민족이 되며, 셈의 후손에서 메시아가 나올 계보가 이어집니다. 이는 하나님의 섭리가 인간의 실수와 허물 속에서도 어떻게 역사를 이끌어가시는지를 보여줍니다.

노아는 950세까지 살다가 죽습니다. 그의 생애는 창조와 심판, 회복과 언약을 모두 경험한 삶이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인생의 마지막은 인간의 본질적인 한계와 하나님의 지속적인 은혜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결론

창세기 9장은 하나님께서 심판 이후에도 은혜로 인류를 새롭게 세워가시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새로운 질서를 주시고, 보편적인 언약을 세우시며, 인간의 연약함 속에서도 구속의 계획을 이어가시는 하나님은 지금도 동일하십니다. 오늘 우리도 하나님의 언약을 기억하며, 그분의 질서와 은혜 안에서 살아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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