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1장 강해
창세기 1장 강해
들어가는 글
창세기 1장은 모든 성경의 출발점이자 구속사의 시작입니다. 하나님께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신 그 첫 선언은 단지 과거의 사건이 아닌, 지금도 우리 삶 속에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창조적 능력의 증거입니다. 본장은 6일 동안의 창조와 그 가운데 담긴 질서, 의미, 그리고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인간의 존재 목적을 드러내며, 모든 창조가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심히 좋았더라'는 결론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1. 태초의 창조: 말씀으로 세상을 여시다 (1:1-5)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창 1:1)는 성경의 첫 문장이자 인류 역사의 시작을 여는 선언입니다. 여기서 ‘태초’(베레쉬트)는 시간의 시원이자, 하나님 외에는 아무것도 없던 완전한 무(無)의 시점입니다. ‘하나님’은 엘로힘(אֱלֹהִים)으로 복수형 형태를 지녔으나 단수 동사와 함께 사용되어 삼위일체의 신비를 내포합니다. 창조는 ‘바라’(בָּרָא)라는 동사로 표현되는데, 이는 오직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신적 행위를 가리킵니다.
2절에서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흑암이 깊음 위에 있고 하나님의 신은 수면 위에 운행하시니라”는 표현은 창조 이전 상태의 묘사입니다. ‘혼돈’(토후, תֹּהוּ)와 ‘공허’(보후, בֹּהוּ)는 질서 없는 혼란과 무의 상태를 가리키며, ‘운행하다’(라하페트, רָחַף)는 어미 새가 새끼를 품듯 보호하며 에너지와 생명을 부여하는 생동적 동작을 나타냅니다.
하나님은 "빛이 있으라" 하심으로 창조의 첫날을 여십니다. 히브리 시 문학의 대구법처럼, 빛과 어둠, 낮과 밤이 나뉘며 창조에 질서가 부여됩니다. 이 빛(오르, אוֹר)은 단순한 자연광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와 진리의 상징입니다. 이렇게 첫째 날은 하나님의 말씀으로 질서가 혼돈을 덮고, 창조가 시작된 날입니다.
2. 창조의 질서: 하늘과 땅, 그 위에 피어나는 생명 (1:6-25)
둘째 날, 하나님은 궁창(라키아, רָקִיעַ)을 만드사 물과 물 사이를 나누십니다. 이 궁창은 하늘이라 불리고, 이는 고대 근동의 우주관 속에서도 독특하게 창세기는 하늘을 피조물로 설명함으로써 창조주 하나님을 강조합니다. 셋째 날에는 땅이 드러나고 식물이 자랍니다. “각기 종류대로 씨 맺는 채소와 열매 맺는 나무”라는 반복은 하나님의 창조에 질서와 다양성이 동시에 존재함을 나타냅니다. 창조는 우연이 아니라 목적과 설계에 기초한 사건임을 드러냅니다.
넷째 날 해와 달과 별들을 만드시며 그들을 ‘징조와 계절과 날과 해’를 위해 두셨다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도 이 피조물들이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통제를 받는 도구에 불과함을 보여줍니다. 고대 세계에서는 천체를 신격화했지만, 창세기는 철저히 하나님 중심의 세계관을 세웁니다. 다섯째 날 바다와 하늘에 생명체들이 창조되고, 하나님은 그들에게 복을 주십니다. 복(바라크, בָּרַךְ)은 단지 생존의 가능성이 아니라 번성과 생명의 풍요를 포함합니다.
여섯째 날, 땅 위의 짐승들이 종류대로 창조되고, 마지막으로 사람의 창조가 등장합니다. 이는 창조의 절정이며, 다음 단락에서 따로 다루게 됩니다.
3. 하나님의 형상: 인간의 정체성과 소명 (1:26-31)
하나님은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창 1:26)라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형상’(첼렘, צֶלֶם)과 ‘모양’(데무트, דְּמוּת)은 단지 외형이 아닌, 하나님의 성품, 도덕성, 창조적 능력, 관계적 존재로서의 특징을 반영하는 개념입니다. 이 선언은 인간이 단순히 생물학적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세상을 다스리고 보살피도록 지음받았음을 뜻합니다.
하나님은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시고 복을 주십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는 명령은 단순한 출산을 넘어, 하나님의 형상을 세상 가운데 드러내는 사명을 내포합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식물을 양식으로 주시며, 온 피조 세계가 조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생태계를 설계하십니다.
특히, 하나님이 이 모든 것을 보시고 “심히 좋았더라”고 하신 말씀은 창조 사역의 종합적 평가입니다. 이전까지의 ‘좋았더라’와 달리 ‘심히’라는 강조는 인간 창조의 중요성을 부각시키는 표현입니다. 이는 우리로 하여금 인간의 존엄성과 사명, 하나님과의 관계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정체성을 깊이 새기게 합니다.
결론
창세기 1장은 무에서 유로, 혼돈에서 질서로, 어둠에서 빛으로 나아가는 하나님의 창조 이야기입니다. 이 모든 것은 말씀으로 이루어졌으며, 그 절정은 하나님의 형상을 따라 지음받은 인간의 창조입니다. 우리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 창조의 목적과 질서를 이어가는 부름받은 자들입니다. 창조의 하나님을 신뢰하는 자는 오늘도 그분의 말씀 안에서 새 생명과 소망을 발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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