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5장 강해
창세기 5장 강해
창세기 5장은 아담으로부터 노아에 이르기까지의 계보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족보처럼 보이지만, 이 계보 속에는 하나님의 구속사적 흐름과 인간의 실존적 고뇌, 그리고 그 속에서 이어지는 신앙의 유산이 담겨 있습니다. 죄로 인해 죽음이 세상에 들어왔지만, 여전히 하나님의 은혜는 약속된 계보를 통해 역사하고 계십니다. 이 장은 단순한 이름의 나열이 아닌, 신앙의 계승과 소망의 끈을 잇는 고백입니다.
1. 하나님의 형상과 인간의 현실 (5:1-5)
“이것은 아담의 계보를 적은 책이니라.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실 때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으시되”(5:1)라는 말씀은 창세기 1장의 창조 기사를 회상하게 합니다. ‘형상’은 히브리어로 ‘첼렘’(צֶלֶם)이며, 인간이 하나님의 대표자요, 그분의 성품과 관계성을 담는 존재로 지음받았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아담은 범죄함으로 이 형상의 온전함을 상실하게 되었고, 이후 태어난 자녀들은 그의 ‘모양대로’와 ‘형상대로’(5:3) 난 자들이 됩니다.
여기서 아담이 셋을 낳았다는 것은 단순한 생물학적 연결을 넘어서, 하나님께서 여자의 후손을 통해 인류 구원의 계보를 이어가고 계심을 나타냅니다. 아벨이 죽고, 가인은 저주받은 자로 떠났지만, 셋을 통해 하나님의 약속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아담은 930세를 살고 죽었다고 기록됩니다. 반복되는 “그리고 그는 죽었더라”는 문구는 죄의 결과로 임한 죽음의 현실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며, 인간의 유한성과 연약함을 묵상하게 만듭니다.
2. 신앙의 계보와 죽음의 리듬 (5:6-20)
이후 이어지는 족보는 셋의 후손들을 통해 인류 역사가 흘러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셋 - 에노스 - 게난 - 마할랄렐 - 야렛에 이르기까지 각 사람의 나이와 자녀 출산,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가 죽었더라”는 구절이 반복됩니다. 이 문장은 히브리어 ‘바얀못’(וַיָּמֹת)으로, 죄로 인해 인간에게 도래한 죽음의 리듬이 얼마나 강력한 현실인가를 강조합니다.
그러나 이 계보는 단지 죽음의 나열이 아닙니다. 각 인물은 하나님의 언약과 계보를 이어가는 고리이며, 그들의 생애는 하나님의 섭리 안에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마할랄렐’은 ‘하나님을 찬양하라’는 뜻이며, 이름 속에도 신앙적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하나님을 기억하고 찬양하며, 계보를 통해 신앙을 전수하는 삶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합니다.
무명의 인물들이지만, 그 이름 하나하나는 하나님 앞에서 기억되는 삶을 살았고, 결국 메시아로 향하는 길을 잇는 중요한 인물들이었습니다. 세상에 이름이 크게 남지 않아도, 하나님 앞에 신실하게 산 자들은 그의 기록 책 안에 남아 있습니다.
3. 에녹의 삶과 신앙의 본 (5:21-32)
창세기 5장의 중심은 단연 에녹입니다. “에녹은 하나님과 동행하더니 하나님이 그를 데려가시므로 세상에 있지 아니하였더라”(5:24). 이 말씀은 계보의 패턴을 깨뜨리는 예외적인 사건입니다. 죽음이라는 당연한 결론이 생략되고, 그 자리를 ‘하나님과 동행함’이 대신합니다. 히브리어로 ‘동행하다’는 ‘히트할레크’(הִתְהַלֵּךְ)로, 지속적인 관계와 친밀한 교제를 뜻합니다.
히브리서 11장 5절은 에녹이 믿음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했다고 말합니다. 믿음이란 단지 특정한 의식을 행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삶 속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며 그의 뜻을 따르는 것입니다. 에녹은 특별한 업적이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그가 ‘하나님과 함께 걸었다’는 사실 하나로 그의 인생은 영원히 기억됩니다.
이러한 에녹의 삶은 죽음이 지배하는 이 계보 안에서 신앙의 가능성과 소망을 비춥니다. 죄가 만연한 세상 속에서도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이 가능하며, 그것이야말로 영생의 길임을 보여줍니다. 에녹은 ‘데려가셨다’는 표현처럼 변화되어 하나님께로 올라갔습니다. 이는 장차 올 변화된 몸과 부활의 소망을 예표하는 사건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에녹 이후에 등장하는 므두셀라는 969세까지 살았고, 이는 성경이 기록한 가장 긴 수명입니다. 하지만 결국 그도 죽었습니다. 그가 가장 오래 살았다는 사실보다, 결국 죽었다는 선언이 우리에게 더 깊은 인상을 줍니다. 므두셀라의 이름은 ‘그가 죽으면 그것이 온다’는 뜻으로, 이는 노아 시대의 홍수를 예고하는 이름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노아가 태어납니다. 그의 아버지 라멕은 "이 아들이 여호와께서 저주하신 땅으로 말미암아 수고롭게 일하는 우리를 안위하리라"(5:29)고 말합니다. ‘노아’는 ‘위로’ 혹은 ‘안식’이라는 뜻을 가지며, 이는 장차 인류에게 참된 안식을 가져다주실 예수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인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결론
창세기 5장은 단지 생물학적 족보가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이 어떻게 사람을 통해 이어져 가는지를 보여주는 신앙의 이야기입니다. 반복되는 죽음의 고리 속에서도, 에녹의 동행은 소망의 등불로 빛나고, 노아의 탄생은 위로의 예언으로 기록됩니다. 하나님은 역사 가운데 신실한 자를 통해 구원의 계보를 이어가시며, 그 계보는 결국 우리에게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오늘 우리도 이 계보의 일부로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부름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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